| 제목: (논평) 행자부의 의정비 인하 권고를 보며 |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형국” 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난다.
(행정자치부의 의정비 인하 권고에 대한 논평)
행정자치부가 3일 지방의원 의정비를 과다 인상한 44개 지방의회에 인하 권고를 내렸고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적, 재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는 행정자치부의 의정비 인하 권고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이지만 늦게나마 의정비 인하를 위해 나선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이번에 권고 대상에 포함된 강원도 내 14개 시군의회 뿐만 아니라, 강원도의회 및 18개 전 시군의회가 의정비 인상률을 10% 이내로 결정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는 바이다.
그러나, 행정자치부의 이번 권고는 왠지 씁쓸하다. 국민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나서는 형국이며, 이왕 나설 바에는 생색이나 내보자는 식의 행태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유인 즉, 거창하게 기자회견까지 개최하며 인하 권고를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대책은 내놓지 않고 교부금을 무기로 지방의회를 협박하는 방안 말고는 별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을 볼모로 지방의회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보려는 의도는 보이지만, 정작 지역민들을 생각하는 대안이나 대책은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만일, 지방의회가 행자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대폭적인 인상안을 그대로 확정하고, 행자부가 이에 대한 조치로 교부금을 삭감한다면, 그 피해는 도대체 누구에게 가는 것인가?
의원들은 의정비가 올랐으니 손해 볼 일이 없고, 행자부도 교부금을 삭감하면 행자부의 재원이 늘어날 테니 역시 손해 볼 일이 없는 것이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고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지역주민들 뿐인 것이다.
또한, 행정자치부는 권고대상 시군구의 선정기준을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보다 낮은 시군구만을 근거로 삼고 있어, 각 의회 간의 형평성을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시군구의 경우, 의정비를 대폭 인상시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서울 강동구의 경우 07년 대비 88% 인상된 5,400 만원으로 책정했으나 재정자립도가 구 평균보다 높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서울 대다수의 구가 5,000 만 원 이상으로 책정했으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강원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양구, 정선, 양양의 경우, 각각 80%, 54%, 50% 의 인상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단지 군 평균 재정자립도를 넘는다는 이유만으로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춘천시의 경우는, 40% 의 인상률에 재정자립도도 시 평균 이하임에도 권고 대상에서 제외되는 특이한 경우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의회간의 형평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대상을 선정해 놓고, 재정적 불이익 운운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는 강원도의회 및 각 시군의회가 행자부의 협박 때문이 아니라, 진정으로 주민여론을 수렴하고, 주민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의정비의 과도한 인상을 스스로 자제해 줄 것을 기대하는 바이며,
행정자치부는 교부금을 무기로 지역을 통제하고 간섭하려는 유일하고도 유치한 방법 말고, 진정으로 지방자치를 생각하고, 지역민들을 위한 대안과 대책을 제때 수립해 나가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간곡히, 아주 간곡히 당부하는 바이다.
2007년 12월 4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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