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사설]공무원노조법 ‘일방적 추진’ 말라 |
공무원노조법 ‘일방적 추진’ 말라
노동부가 당정 협의를 통해 확정한 ‘공무원노조법안’을 올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스스로 밝혔듯이, 공무원노조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은 더 미룰 수 없는 입법과제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법을 일방적으로 만들 일은 결코 아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확정한 법안을 보면, 그동안 어떤 여론을 수렴했고 당사자인 전국공무원노조와 어떤 대화를 거쳤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법안의 뼈대가 지난해 거센 반발을 불렀던 안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조합법을 개정하지 않고 굳이 ‘특별법안’을 만든 것이나, 노동기본권 가운데 단결권과 교섭권만 보장하되 행동권을 부정한 것은, 지난해 공무원노조가 법안 통과를 저지한 가장 큰 이유였다. 더욱이 공무원노조는 최근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 ‘총력투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정부는 단체행동권 부정의 이유로 “국민에 대한 봉사자인 공무원이 파업할 경우 행정서비스 중단과 국가기능 마비 등으로 인해 국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우려가 크다”고 주장한다. 물론, 정부의 우려가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노동기본권을 제약하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 행동권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더라도 행정서비스와 공공질서 유지, 또는 국가 안전을 위해 행동권을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는 행동권을 인정하되 행정명령으로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가입범위를 6급이하로 일률적으로 규정한 것도 일방적 추진 사례이다.
공무원노조 법안이 쟁점이 될 때마다 늘 강조했듯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인 공무원노조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대화로 풀어가려는 자세이다. ‘불법단체’와는 대화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법안을 추진하는 경직된 자세는 갈등만 증폭시킬 것임을 왜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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