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연말특집> 해법 못 찾는 전공노 사태 |
<연말특집> 해법 못 찾는 전공노 사태
대국민 봉사 본분 '실종'..기싸움만 남아
(서울=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의 총파업으로 야기된 대규모 중징계 사태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극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특히 파업 참가자가 많았던 울산광역시와 강원도의 경우 사태 수습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어 대국민 서비스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나머지 시도에서도 징계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설마 했던 징계가 현실화되면서 엄청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파업 참가자와 불참자들간 알력이 커지면서 이번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치유하기 어려운 내부균열이 공직사회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와 함께 울산시 지역 구청장들이 총파업 참가자에 대한 징계 요구를 아예 거부하거나 자체 징계를 통해 경징계로 사태를 매듭지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징계 수위를 놓고 형평성 문제를 둘러싼 심각한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공노는 파업을 철회한 뒤에도 단체행동권을 포함한 노동3권 쟁취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대정부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도 이에 맞서 이번만큼은 국가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공무원징계 규정 강화방안까지 마련하는 등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공무원의 본분인 대국민 봉사는 사라지고 정치판에서 연일 되풀이되고 있는 기(氣)싸움이 공직사회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징계대상 100명 넘는 지자체만 7곳
지난 15일 전공노 총파업으로 인한 징계대상 지방자치단체 소속 지방공무원은 모두 2천498명에 달하며 울산시와 강원도가 각각 1천147명과 701명으로 2개 시.도가 약 74%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울산시와 강원도에 징계대상자가 100명이 넘는 기초자치단체 7개중 6개가 집중돼 있다. 울산시의 경우 동구(312명), 중구(304명), 남구(301명), 북구(213명) 등 4개구 모두 포함돼 있고 강원도도 원주시(395명)와 춘천시(124명)가 들어가 있다. 충북의 괴산군은 징계 대상자가 135명이다.
이들 지역의 경우 징계 대상자가 대부분 10명이내인 타 시.군.구에 비해 너무 많기 때문에 한꺼번에 징계가 이뤄지면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는 이들 7개 시.군.구에 대해서는 징계사태로 행정공백을 막기 위해 특별관리 지침을 마련,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정직 징계의 경우 일시에 징계를 진행하지 않고 시차를 두는 등 행정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징계대상자 가운데 12일까지 이중 504명이 파면(111명), 해임(161명), 정직(232명) 등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또 감봉, 견책 등 경징계 처분을 받은 34명은 재심의가 요청됐으며 126명은 서류보완 등을 이유로 심의가 유보된 상태다.
◆지자체장 통제 불능..형사고발 원칙만 되풀이
민노당 소속인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이 전공노 파업 참가자에 대한 징계를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 행자부는 울산시를 통해 고발 조치를 하도록 요구하는 등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여러가지로 여의치가 않다. 민노당의 정치공세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지만 현행 법으로는 형사고발을 통한 법적인 제재 수단외에는 민선인 지방자치단체장을 중앙정부가 직위해제를 하는 등의 징계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직접적인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울산지역 징계대상자 1천147명중 동구와 북구가 징계요구를 이행하지 않아 525명은 징계절차를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울산지역의 징계거부 사태는 지자체간 징계수위를 둘러싸고 두고두고 형평성 논란의 불씨를 만들 뿐만 아니라 향후 이 같은 사태가 재발됐을 때 정부의 대응력 상실로 이어져 국가 기강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단체장을 통제할 수 있는 적절한 제어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법에 따라 징계를 하도록 돼 있는 강행규정을 계속해서 위반하면 직무유기로 반드시 고발할 것"이라며 "이 경우 해당 구청장의 위법사실이 인정되면 금고이상의 형을 받기 때문에 구청장 자신에게도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행자부는 울산시와 이 지역 구청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행정.재정적 제재 조치를 취하기 위해 예산지원 실태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어 자치단체의 사업추진 차질로 인해 지역주민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jaehong@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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