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성명서]국민의 혈세를 개인 쌈짓돈 마냥 사용하는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를 고발한다 |
[성명서]국민의 혈세를 개인 쌈짓돈 마냥 사용하는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를 고발한다
갑신년을 며칠 남겨둔 시점에 올해도 여전히 국민들은 춥고 배고픔으로 아우성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를 운영하는 위치에 있는 고위공무원들은 업무추진비를 통해 국가예산을 마치 사재(私財)인 것처럼 낭비하고 있어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업무추진비는 기관운영과 행정활동에 필요한 공적인 용도로만 사용케 돼 있으며 기업체나 국민들로부터의 뇌물이나 청탁관행의 개연성을 없애고 소신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각 기관별로 최소 수천에서 최고 5억여원에 가까운 업무추진비가 편성되어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영길, 이하 공무원노조)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업무추진비를 기관장이나 고위공직자들이 ‘눈먼 돈“으로 알고 맘대로 ’쓰고보자‘式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경악을 감출 수 없다. 현재 각 기관별로 변태 지출되는 업무추진비의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하고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한다.
최근 이충양 남동구 부구청장의 경우 인천 남동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 2004년 1월부터 8월까지 지출한 업무추진비 집행 실태를 분석한 결과 150여건의 지출 증빙서류중 단 7건만 행자부에서 내려 보낸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편성지침을 이행했을 뿐 대부분 접대비로 사용해 위법행위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마땅히 처벌에 앞서 본인 스스로가 자기반성을 통해 자숙하면서 국민의 혈세를 마음대로 사용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사회지도층의 최소한의 도리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한 술 더 떠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특정인을 겨냥한 흠집내기다’, ‘부구청장이 직접 회계를 집행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은 행정자치부에서 25년간 근무해 오면서 청렴결백한 공무원으로 인정받았다’는 등의 적반하장도 유분수인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이는 인천 남동구민 모두를 모독한 발언으로 공직에서 배제되어야 할 중차대한 일로 엄중하게 문책되어야 할 일이다.
그동안 언론에 공개됐던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 부당지출 사례를 보면, 지난 한 해 대전충남 지방자치단체장이 언론인에 한해 4억 3천만원을 격려비와 식사비등으로 지출해 아직까지 관언유착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정통부 산하기관이 법인카드를 사용해 집행한 돈이 100억원이 넘고,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국민의 혈세를 자기주머니 돈 쓰듯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도덕불감증이 극에 달해 감사원에 감사가 청구되기도 했다.
어디 이 뿐인가! 전남도의 경우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면서 ‘100만원 미만 업무추진비의 경우 업무추진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신용카드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물품구입의 경우도 카드사용을 의무화 하고 있는데도 단 1회만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등 행정자치부의 예규를 따르지 않았음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카드수수료 절약을 위해 그러했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특히 2002년도 광주시장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은 실로 가관이다. 하루밥값 7백만원. 이날 하루 5차례의 오찬경비로 지출된 것으로 밝혀져 세상을 놀라게도 했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업무추진비는 ‘국민의 혈세를 한 푼이라도 아껴야할 단체장이 모범을 보이지 못할망정 앞장서서 낭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됐다.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기본지침은 ‘단체장 등이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관행적으로 집행해온 격려금, 사례금, 선물 및 간담회 규모와 횟수를 축소하라’고 적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자치부가 이를 감시감독하지 않은 것은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한 직무유기에 해당되므로 행정자치부는 각성하여야 한다.
조직의 활력을 기하고 지방자치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다는 그럴싸한 무늬로 포장된 업무추진비는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는 것이 명명백백한 만큼 업무추진비는 없어져야 한다. 특히 OECD가입국중 업무추진비가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 이라는 사실도 상기 시킨다.
업무추진비 사용은 “기관장의 재량행위”라며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으로 기준보다 많이 썼는지 어디에 썼는지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을 가진 인천남동구 부구청장 이외에도 이와 같은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통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업무추진비 예산편성의 경우도 여러부서에 흩어놓아 겉으로 보기에는 조직의 발전을 위하여 효율적인 편성인 것 같으나 실제로 지출될 때는 기관장을 비롯한 몇몇 특정 고위직들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으므로 마땅히 업무추진비는 없어져야 한다
이러한 행정내부의 불합리한 관행 하나하나를 개선해 나가고자하는 것이 공무원노조의 존재의 이유다. 기관의 운영을 위해 최소한의 경비가 필요하다면 국민들의 다양한 감시와 적극적인 협치행정(協治行政) 시대를 맞이하여 의무적 공개를 통하여 국민의 혈세가 함부로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감사원은 전기관을 대상으로 업무추진비 사용실태에 대하여 감사를 실시하여 국민의 혈세가 정당하게 사용됐는지에 대하여 특별감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2004. 12. 15
전국공무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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