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가입… “역사의 빚 청산”

민노당 지지로 원내진출 ‘교두보’

이번엔 노동계 자신감 회복 큰 몫

일제시대, 군부독재시대에 민중에게 진 공무원노동자들의 ‘역사적 빚’이 청산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1월25~26일 이틀간 총 선거인수 11만1163명 중 8만6019명(투표율 77.38%)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전조합원 총투표’에서 70.38%의 찬성으로 민주노총 가입을 확정지었다.

공무원노조의 총파업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구청장 직무가 정지된 이갑용 울산동구청장은 “공무원노동자들이 옛날 정권의 시녀노릇을 하며 진 빚을 총파업으로 갚았다면, 이제 민주노총 가입으로 그 이자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로써 공무원노조는 ‘4-19 의거’와 ‘5-18민중항쟁’, ‘87년 민중항쟁’의 역사적 의의를 계승한 ‘공무원노조 출범’에 이어, ‘정치자유선언’과 ‘민주노총지지’, ‘공무원노조 총파업’과 ‘민주노총 가입’으로 이어지는 주체적인 승리의 과정을 통해 ‘역사의 빚 청산’은 물론 민중의 역사와 하나가 되고 있다.

진보인사들은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지지선언으로 이 땅의 유일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국회 안에 10석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번에도 압도적 찬성률로 민주노총에 가입함으로써 위기를 겪고 있는 진보진영에 활기를 불어넣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지난해 11월12일 서울대에서 열린 1차 총궐기에 참석, “정권의 광폭한 탄압 속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공무원노동자들의 투쟁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세상을 우리 힘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했다”면서 “민주노동당에게 큰 용기를 준 동지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이수봉 대변인도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으로 공무원노조의 합리성과 민주노총의 개혁성, 진보성이 어우러져 한국사회발전의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공무원노조 특별악법 철폐 투쟁과 공직사회개혁투쟁, 총액인건비제 저지투쟁은 그 자체가 민주노총의 주요사업이 되는 것이며,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바꾸거나 무상의료 무상교육 실현투쟁, 부정선거감시투쟁 등은 더 이상 ‘노동계의 요구’가 아니라 민주노총 조합원인 공무원노동자들을 통해 ‘노동계의 직접 개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이용관 교섭국장도 “전교조는 민주노총에 가입, 민주노조 노동자들의 단결을 통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기어이 합법화를 쟁취했다”면서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필요성을 재확인시켰다.

한편 민주노총가입 총투표와 함께 실시된 3대 임원선거에서 후보자들은 “위원장-사무총장 선거보다 민주노총 가입 총투표의 압도적 승리가 역사적으로 더 중요하다”며 자신들 선거운동 못지않게 민주노총 가입 홍보에 주력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호1번 권승복-김정수후보 35.83%, 기호2번 김영길-김원근후보 38.25%, 기호3번 정용천-왕준연후보 23.65%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 50% 이상 득표자가 없어 1위인 기호2번 김영길-김원근후보와 2위인 기호1번 권승복-김정수후보가 오는 2월2~3일 이틀간 결선투표를 벌인다.